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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일상/인터넷지식

원의 등분

원의 등분

하루는 왜 24시간일까?

왠 뚱딴지같은 질문이냐고 하실 분들도 계실 것 같네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그냥 갑자기 든 뜬금없는 생각에서 이런 의문이 나왔습니다. 여기까지 생각이 흘러오기까지 무척이나 복잡한 단계가 있었는데 그런 얘기는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하도록 하죠.

일단 의문이 생기고 나서 몇가지 가설을 세워보았습니다. 그리고 포탈사이트에서 '지식검색'을 해봤는데 다양한 답변들이 있더군요. 대개 '12진법을 써서 그렇다. 60진법을 써서 그렇다.' 등등의 답변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흥미로운 답변 중 하나가 지구의 자전주기가 24시간이 좀 안 되는 23시간 57분 정도여서 그렇다는 것이었습니다.

굉장히 과학적인 답변인 듯도 싶지만 사실 좀 말이 안 되는 얘기죠. 지구의 자전주기를 하루의 기준으로 삼은 것은 맞지만 위의 질문의 본질은 '왜 하루를 24개의 단위로 나누어 사용하는가'이니까요.

우리는 보통 일상생활에서 10진법을 사용합니다. 1을 열번 세면 10이 되고, 다시 10을 열번 세면 100이 되죠. 이것이 바로 10진법입니다. 그런데 왜 하고 많은 수 중에서 '10'이 기준이 되는 걸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의 손가락이 10개이기 때문입니다. 양 손에 5개씩 10개가 있죠. 따라서 숫자를 셀 때는 거의 대부분 10을 기준으로 합니다.

12를 기준으로 삼으면 어떨까요? 손가락으로 숫자를 하나씩 꼽다 보면 2개가 모자랍니다. 척 보기에도 불편한 12라는 숫자, 그런데 우리가 그토록 많이 사용하는 시간에서 하필이면 5도 아니고 10도 아닌 12를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일까요?


원의 2등분, 3등분, 4등분, 6등분, 8등분

해, 달, 별은 모두 원운동을 합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원은 아주 친숙한 도형이고 하루를 표현할 때도 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시간의 개념이 정확히 잡히지 않았을 때부터 사람들이 쓰던 시계가 있었으니 바로 해시계입니다. 해시계 역시 기본적으로 원형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해시계에 정확히 눈금을 넣어보도록 하죠. 우선 원을 가로로 반을 가르면 눈금이 2개가 생깁니다. 다시 세로로 반을 가르면 눈금이 4개가 되고 원은 4등분이 됩니다.

원의 6등분

원을 2등분해서 그 두 지점을 중심으로 다시 원을 그려 만나는 지점을 모두 합치면 정확히 6등분이 됩니다. 
6등분에서 하나씩 건너띄면 3등분이 되겠죠

원을 2등분해서 그 두 지점을 중심으로 콤파스를 적당히 벌려서 양쪽에서 원을 그려서 다시 정확히 절만을 나누면 4등분이 되고 그 4지점을 중심으로 다시 적당히 콤파스를 조절하여 반을 갈라나가면 정확히 8등분을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원에 일정한 간격으로 10개의 눈금을 정확히 그려넣을 수 있을까요?

원을 10등분할 수 있을까?

각도계 없이 원을 정확히 10등분하기란 불가능합니다. 기하학적으로 각도계없이 원을 5등분하기가 어럽기 때문입니다. 원을 정확히 10등분을 할 수 없다면 해시계를 쓰기가 매우 불편합니다. 시간의 정확한 기준을 삼을 수가 없으니까요. 대신 원을 4등분, 8등분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면 하루를 2개, 4개, 8개, 16개의 단위로 나누면 되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10진법에 익숙한 것은 사람의 손가락이 10개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한 손에 다섯개의 손가락이 있고 손이 둘이니까 손가락은 10개가 되죠. 즉, 10은 2와 5의 곱입니다. 문제는 10은 2와 5를 빼고는 딱 나누어 떨어지는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건 10진법이 가지는 커다란 단점이죠. 만약 하루를 16개의 단위로 나눈다면 어떨까요? 2, 4, 8로 쉽게 나눌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12는 16보다 숫자가 적지만 2, 3, 4, 6 4가지의 숫자로 정확히 나눌 수가 있죠. 즉 12가 16보다 기준으로 삼기가 좋은 수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원을 정확히 12등분하는 것은 가능할까요?

원의 5등분

1. 주어진 원에 지름이 AB인 선을 긋는다.
2. 선 AB에 수직인 반지름 OC를 긋는다.
3. OB를 2등분하여 만난점을 D 로 하고
4. CD를 반지름으로 하여 원호를 그리면 AO에 교차한다. 이점을 E라 한다.
5. C를 중심으로 CE를 반지름으로 하는 원호를 그린다. 원주에 만나는 점을 F라 한다
6. CF 길이로 계속해서 원을 등분해 나가면서 만나는 점을 G, H, I 라 한다.
7. 점 C, F, G, H, I를 각각 직선으로 연결하면 정 오각형이 된다.

원의 7등분

1. 원의 수직 중심선 AB를 7등분하여 각각의 점을 1'2'3'4'5'6'7'라 한다.
2. 원점 A점을 중심으로 하여 반지름 AB의 크기로 원호를 그려주고, 
   또 원점 B점을 중심으로 하여 반지름 BA의 크기로 원호를 그려 만나는 점을 D라 한다.
3. D와 2'점을 연결한 연장선과 원둘레와 만나는 점을 E라 한다.
4. AE를 연결하고 같은 크기로 E점에서 원둘레를 등분하여 F점을 구한다.
5. 이와 같은 방법으로 원둘레를 차례로 등분하여 얻은 등분점을 연결하면 된다.

원을 12등분하자.

  

 옆 그림은 두 개의 같은 크기의 원을 서로의 중심에 걸치도록 겹쳐 그리고, 각각의 원의 중심과 두 원이 만나는 접점 중 하나를 연결한 삼각형을 그린 그림입니다. 내부의 파란 삼각형은 정삼각형이 되죠. 왼쪽의 원을 기준으로 할 때 정삼각형의 위쪽 꼭지점은 정확히 1시 방향을 가리킵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 각도계 없이도 원을 정확히 12등분할 수 있습니다. 원의 반지름 가운데를 직각으로 지나는 선을 그어도 쉽게 1시 방향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원을 12등분하기가 쉽기 때문에 해시계의 눈금을 12개 그리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게다가 필요에 따라 12란 숫자는 2, 3, 4, 6 등으로 나누어 떨어질 수가 있으니 시간을 표시하는 숫자로서 매우 좋다고 할 수 있겠죠. 그래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하루를 12 혹은 24로 나누어 사용하게 되었을 겁니다.


12진법과 60진법

12진법은 그 밖에도 몇몇 경우에 사용됩니다. 1년 12달, 황도 12궁, 자축인묘진사오미 등등... 1년이 12달이 된 것은 달이 1년동안 12번 정도 차고 기우는 것이 원인이 되었죠. 아무튼 12진법은 10진법에 못지않게 아주 유용하고 합리적인 진법이라 많이 이용되었습니다.

그런데 1시간은 60분, 1분은 다시 60초로 나누는 건 어디서 비롯되었을까요? 이렇게 60을 기준으로 삼는 것을 60진법이라고 하는데 이 60진법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때 이미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이 60진법이 많이 사용된 이유는 10진법의 기준인 10과 12진법의 기준인 12의 최소공배수가 60이었기 때문이죠. 혹자들은 1년의 길이가 365일이라 여기서 360이 나오고 360을 6으로 나누어 60진법이 나오지 않았나라고 하지만 제 생각에 이것은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달이 차고 기우는 주기인 30을 기준으로 한 30진법이 널리 쓰였어야 하지 않을까요? 12진법과 60진법은 시간과 각도의 기준으로 천문학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온전히 천문학적인 관점에서 이들 진법이 생겨난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잘못된 관점으로 생각됩니다.


맺으면서

1년 12달, 하루 24시간, 1시간 60분, 1분 60초 등 시간은 물론 360도, 1도 60분, 1분 60초 등 각도, 그리고 12방위 등 공간에 이르기까지 12진법은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실 12진법은 10진법보다 여러 면에서 사용하기 편리한 수체계입니다. 자리수를 바꾸지 않고 두 개의 수가 더 생기는 것도 편한 것이고 정확히 나누어 떨어지는 수도 훨씬 많죠. 당장 여러분이 쓰시는 키보드에도 F1부터 F12까지 12개의 키가 있죠? 과거의 키보드는 F10까지만 있었죠. 이렇게 10개보다는 12개가 더 효율적인 예는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12를 손으로 어떻게 세냐구요? 손가락이 6개도 아니니 불가능하지 않냐고 생각하시겠지만 방법이 있습니다. 엄지손가락으로 나머지 4개의 손가락의 마디를 세어보시기 바랍니다. 모두 12개입니다.

"하루는 왜 24시간일까?" 제 생각에는 하루를 잘 쪼개서 나누어 쓰시라고 24시간이 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출처:http://surisang.com.ne.kr/jaryo/gyoyuk/cycle1.htm